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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체제, 자본주의 (III) 선택할 자유

정재청 | 2014-12-26 | 조회수: 3,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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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현감의 고민

 

임진왜란 당시, 바다에 이순신이 있었다면
육지엔 정기룡 장군이 있었다.
진주성 싸움에서 안타깝게 부인을 잃은 그는 선조 27년 전주의 권 현감 집에 머물렀다.
권 현감에게는 총명한 딸이 있었지만 시집 갈 나이에도 시집을 가지 않겠다며 한사코 버텼다. 어느 날 권 현감이 그 이유에 대해 묻자,

“아버님, 혼사는 '인륜지대사’이온데, 만약
부모님이 정해 주신 배필이 옳은 배필이 아니면 제 평생을 그르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부모님께도 불효가 될 터이니, 제 배필은 제가 구하도록 해주십시오.”


 

자신의 선택에 의한 결과


딸의 심지가 굳게 서려 있음을 감지한 권 현감은 더 이상은 혼사를 강요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몇 년 후 권 현감의 집에 정기룡 장군이 찾아왔고 정기룡 장군이 마음에 들었던 권 현감 딸의 요청과 정기룡 장군의 수락으로 둘은 부부의 연을 맺었으며 정기룡 장군은 현명한 아내와 함께 처가의 재력을 도움 받아 왜적을 무찌르는 데 사용할 무기도 만들 수 있었다. 결국 권 현감 딸의 선택이 본인은 물론, 정기룡 장군에게도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자유의 또 다른 이름

 

만약, 다른 누군가의 선택 때문에 내 인생이 잘못된다면 그보다 더 불행하고 억울한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배우자뿐만이 아니라 무엇을 먹을지, 어디에 살 것인지, 어느 학교에 다니고 어떤 직장을 다니며 어느 곳으로 여행을 갈 것인지…..,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자유가 없으면 선택할 권리라는 것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선택은 자유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으며, 선택권이 잘 보장되는 사회라야 자유로운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선택할 권리

 

선택권은 정치에서 정당과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는 투표권으로 실현되며, 경제에서는 교환권과 같은 의미로 시장경제의 기본을 이룬다. 그래서 자본주의 체제에서는 외부의 개입이나 통제에 의하지 않는, 시장 구성원들 간의 자유로운 선택을 중시한다. 기업에게는 어떤 자원을 이용하고 어떤 기술을 도입할 것인지, 어떤 제품을 만들고 어떤 가격에 어떤 방법으로 팔 것인지 선택할 권리가 있다. 또 소비자에게는 자신의 돈으로 무엇을 살 것인지, 노동자에게도 어떤 직업을 구할지, 연봉은 어느 정도로 협상할 것인지 등에 대해 선택할 권리가 있다.

 

 

큰 정부의 실체

 

그런데 만약 이러한 선택을 정부가 대신한다고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아무리 훌륭한 목적을 내건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국민의 선택권을 빼앗아 가는 것은 대부분 이익집단에 이용되거나 정부의 권력만 키우는데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1929년부터 1970년대 말까지 세계는 정부의, 정부에 의한, 정부를 위한 정치의 시대가 진행되었다. 큰 정부는 지배적 힘의 실체였고, 모든 사고와 해결방식은 정부를 통해서만 이루어졌다. 그 결과 시장은 위축되고 경제는 극심한 침체에 빠져들었다.

 

 

선택할 자유

 

이러한 시대에 개인의 자유와 경제적 자유만이 올바른 길임을 외친 목소리가 있었다. 바로 루트비히 폰 미제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밀턴 프리드먼 등이다. 그 가운데 프리드먼은 그의 대표작인 『선택할 자유 Free to choose』를 통해 기존의 정부개입주의가 범하고 있는 잘못을 지적하고, 통제를 앞세운 정부가 왜 잘못된 결과를 가져오는지,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를 밝혔다. 그의 주장은 대중에게 호소력 있게 전달되었고, 결국 우리 시대 경제사의 흐름이 자유와 진보의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하였다.

 

 

경제적 자유의 본질은 선택할 자유

 

경제적 자유의 본질은 우리들 자신의 소득의 사용방법, 소득 중 얼마만큼을 우리 자신을 위해서 쓸 것인가, 어떤 항목에 쓸 것인가, 얼마만큼 어떤 형태로 저축할 것인가, 얼마만큼 누구에게 줄 것인가 등등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한다. 또 하나의 본질은 자기 소유의 자원을 자기 가치관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자유이며 즉, 이러한 자유는 엄격한 자발적인 기준에 따라 행동하고 타인을 강압하기 위하여 힘에 의존하지 않는 한, 자유스럽게 직업을 선택하고, 어떤 사업활동에도 참여하고, 어떤 사람들과도 사고 팔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자유에 대한 제한

 

재산을 소유할 수 있는 자유는 경제적 자유의 또 하나의 본질적 요소이다. 경제적 자유에 대한 제한은 일반적 자유는 물론 의사표시나 언론보도와 같은 분야의 자유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자유가 절대적일 수는 없다. 우리는 상호의존적인 사회에서 살고 있다. 우리의 자유에 대하여 어떤 제한이 가해지는 것은 자유에 대한 더 나쁜 다른 제한을 회피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도에 지나치게 자유의 제한을 가하여 왔다. 오늘날 우리에게 긴급히 필요한 것은 자유에 대한 제한을 추가시키는 일이 아니라 제한을 배제시키는 일이다.

 

 

해외직구의 유행

 

최근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 직구(해외 온라인 쇼핑을 통한 직접 구매)가 유행처럼 크게 번져 나가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로 대표되는 해외 세일 열기가 국내까지 전해지면서, 해외 직구가 국내 구매보다 절반가량이나 저렴하다는 사실을 국내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해외 직구를 하면 해외 브랜드뿐 아니라,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까지 국내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해외 시장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국내 생산 제품이라도 해외에서는 국내 가격보다 싸게 파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블랙프라이데이’가 끝난 뒤에도 해외 직구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선택권을 존중해야 선택받는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같은 값이라면 더 세련되고, 더 튼튼하고, 더 편리하며, 질이 더 좋은 상품을, 또 같은 조건이라면 가격이 더 저렴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기업들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가격, 다양한 제품, 다양한 디자인, 다양한 성능, 다양한 서비스 등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국내 대형마트에서 명절 대목은 물론, 각종 이벤트와 기획 상품을 내걸면서 연중 파격적인 가격 경쟁을 이어 가는 것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를 외면하면, 소비자도 외면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물건을 싸게 구입할 수 있어 고마운 일이지만, 이렇게 할인을 많이 해서 과연 이윤이 남을까 하고 의아한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경쟁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기업은 결국 매출 증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여 이익이라는 궁극의 보상을 얻게 되므로 손해가 되지 않는다.
반면에 소비자의 선택권을 고려하지 않고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한 기업, 소비자의 선택권을 무시한 판매 전략이나 상품, 서비스 등은 결국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게 되고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이것이 바로 시장경제의 원리이다.

 

 

우리 머리 속에 박힌 계급주의적 사고

 

어느 날 '루트비히 폰 미제스’의 세미나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학생이 물었다.

“기업가 중에도 자본주의에 찬성하지 않는 사람이 있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미제스가 대답했다.

“그 질문 자체가 마르크스주의적이네.”

그 학생은 마르크스가 그랬듯이, 기업가들은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하나의 사회계층, 혹은 계급으로서 자본주의와 이해관계를 갖는다고 가정했던 것이다.

 

 

자유주의자는 기업가의 대변인이 아니다

 

미제스는 말한다.

“자본주의는 소비자를 포함한 모든 시민에게 혜택을 준다. 사실은 자본주의에서 손해를 보는 기업도 있다. 시장경쟁에서 기업인의 위치는 결코 안정된 것이 아니다. 경쟁의 문은 항상 열려 있기 때문에 언제 자기의 이윤이 도전 받을지 모른다. 그런데 이러한 경쟁을 통하여 자본주의경제는 소비자들에게 기업가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서비스를 한다.”

미제스는 자신은 기업이나 기업가의 대변인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한다. 미제스의 관심사는 개인의 복지와 소비자대중의 생활조건을 향상시키는 최선의 경제조직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주권자는 소비자

 

이에 대한 미제스의 결론은 자본주의 하에서의 경제적 자유이다. 경제적 자유만이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을 가능하게 하고, 자본주의만이 일반대중의 수입과 생활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즉, 자유시장경제에서는 소비자가 주권자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야말로 소비자의 필요를 만족시키는 기업가에게 이윤으로 보답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에는 손해와 파산을 안겨주니까, 사실 기업가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벌제도가 생산의 방향을 정해주고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이 생산되도록 하며, 또한 모든 시민의 생활수준과 임금을 향상시켜주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무언의 평화적 협동

 

시장경제는 경제적 자유를 통한 보이지 않은 무언의 평화적 협동의 산물이며, 시장경제야말로 개인의 자유, 정의, 도덕, 진취성과 어울려 궁극적으로 조화된 사회를 가능하게 한다. 미제스가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개인의 자유란 자신의 계획하에 삶을 영위해나가는 것을 말한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개인의 자유가 없는 곳에서 도덕성을 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참고문헌

 

최승노 지음, 『스토리 시장경제 ② : 정의로운 체제, 자본주의』, ㈜에프케이아이미디어, 2014

밀튼·로즈 프리드만 저, 『선택할 자유』, 민병균·서재명·한홍순 역, 자유기업원, 2011

루트비히 폰 미제스 저, 『경제적 자유와 간섭주의』, 윤용준 역, 자유기업센터, 1998

 

편집: 정재청 자유경제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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