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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가격은 이마트의 입점 여부가 정한다

김홍균 | 2016-02-12 | 조회수: 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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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명희 회장은 누구인가?


이명희 회장은 1943년 경상남도 의령에서 이병철 선대 회장의 3남5녀 중 막내인 5녀로 태어났다. 이화여고를 거쳐 이화여대 생활미술학과를 졸업하고 1967년 정재은 현 신세계그룹 명예회장과 결혼했다. 정 명예회장은 경기고,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콜롬비아대 대학원에서 공부했으며 결혼 뒤에는 삼성에 입사해 삼성전자 대표, 삼성물산 부회장, 삼성항공 부회장 등을 거쳤으며, 조선호텔 회장과 신세계백화점 회장을 역임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73)이 사업에 뛰어들게 된 것은 39세부터이다. 이전까지 이 회장은 정재은 신세계그룹 명예회장(77)과 결혼한 뒤 1남 1녀를 낳고 줄곧 집에서 살림만 하던 평범한 주부였다. 이 회장이 39세의 늦은 나이에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이병철 회장의 부름 때문이었다. 어느 날 이병철회장이 이 회장을 불러 대뜸 “일을 해보지 않겠냐?”며 의중을 물었고, 처음에 이 회장은 못한다고 뒤로 물러섰지만, 이병철 회장은 오히려 화를 내면서 학창시절 '현모양처’가 꿈이었던 이 회장을 회사로 불러 앉혔다고 한다. 당시 이병철 회장의 지론은 “이제는 여자도 가정에 안주하지 말고, 남자 못지않게 사회 활동을 하고 스스로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회장의 본격적인 경업 수업은 1979년 ㈜신세계의 영업사업본부 이사로 시작했고, 이병철 회장 타계 후 신세계를 물려받아 현재 29개 계열사를 갖고 있는 글로벌 유통기업으로 키웠다. 


2. 이명희 회장의 기업가 정신 


1997년 4월, 신세계그룹이 삼성그룹으로부터 공식 분리된 이후 재계순위(공기업 제외)는 33위에서 13위로, 총자산은 2조 7000 억 원에서 27조 10억 원, 총매출은 1조8000 억 원에서 23조 8000 억 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성과만을 놓고 보더라도 이 병철 회장이 삼성그룹에서 국내에서는 불모지였던 반도체 사업의 성공 신화를 낳았다면, 이 회장은 신세계그룹을 유통 불모지에서 '월드 베스트’를 지향하는 글로벌 유통업체로 키웠다고 볼 수 있다.


20년도 채 안된 기간에 신세계그룹이 자산은 10배 이상, 매출은 20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은 단순히 삼성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 속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명희 회장만이 가지고 있는 기업가적 정신, 시장을 예측하고 읽는 힘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이 명희 회장의 기업가 정신이나 시장을 읽는 눈은 어느 정도였을까? 이 병철 회장의 3남 5녀 자제들 중 이병철 회장을 가장 많이 닮았다고 하는 여러 언론 보도를 통해서 이 명희 회장의 기업가 정신이나 시장을 보는 눈이 어느 정도쯤 될 것이라는 점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는 이마트가 탄생된 과정을 짚어보면 이 회장의 기업가적 정신과 함께 시장을 보는 눈이 얼마나 탁월했는지를 보다 극명하게 알 수 있다. 


이 회장은 선친이 타계한 이후 슬픔을 달래기 위해 1987년 미국을 방문한다. 이 때 당시 국내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생소한 대형 할인점 업태인 월마트, 프라이스클럽 등을 보게 되고 이로부터 할인 대형 매장 아이디어를 얻는다. 귀국 후 서구식 할인점의 한국시장 접목 가능성에 대한 연구 지시가 내려지면서 이마트 탄생 신화는 구체화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백화점 경영을 통해 쌓아온 여러 경영 노하우가 밑받침이 된 것은 당연하다. 백화점 경영을 하면서 도입된 POS(Point of sales) 시스템 도입1) 등을 통해 한국 유통시장 트렌드가 정교하게 분석되었고, 미국 프라이스클럽과 기술적 제휴가 더해져 한국 실정에 최적화된 할인점 업태가 개발되었다. 이렇게 해서 1993년 11월 국내 최초의 할인점인 이마트 창동점이 개점되었다. 종업원 27명으로 출발한 창동점 이마트의 첫 해 매출은 450 억 원 이었다. 이마트는 현재 전국 156개(트레이더스 포함) 매장으로 확대되었고 직접 고용 인원은 2만9000명으로 1000배 이상 늘어났고 총 매출은 2014년 기준 13조원 규모에 달해 288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20 여 년간 대한민국 유통 역사를 새롭게 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마트 최초점인 창동점


이마트가 지금까지 한번도 1위를 놓치지 않고 대한민국 대표 할인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보다도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 지를 누구보다 정확히 읽었기 때문이다. 후술하겠지만, 우리나라 최초로 PB(Private brand)상품 도입을 통해 좋은 상품을 싸고 편리하게 살 수 있도록 했고, 단순히 먹거리와 옷거리만을 제공하던 쇼핑공간을 문화공간으로 변환시킴으로써 생활뿐만 아니라 문화까지 한 장소에서 해결하도록 한 것은 미래 쇼핑에 대한 수요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의 예측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이마트가 초고속 성장을 한 배경에는 이와 같이 소비자의 요구를 정확히 읽었던 것 외에도 이 회장의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력도 한 몫을 했다. 이 회장의 판단력이 어느 정도 정확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은 1997년 IMF 외환위기 때 단행한 프라이스클럽의 운영권2)과 카드 부분의 매각이다. IMF 외환위기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자 이를 이마트 확장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 생각했던 것이다. 두 부문의 매각을 통해 확보된 재원을 바탕으로 전국에 이마트가 들어서게 될 부지가 이 때 상당부분 확보되었다. 미래 유통시장의 패턴이 어떻게 바뀔 것이라는 시장을 보는 눈과 과감한 결단력이 없었다면 이러한 선택과 집중을 통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후 이것이 신세계그룹 초고속 성장의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은 자명하다. 사실 백화점 자체 카드를 갖고 있지 않는 대형 백화점은 현재 신세계백화점뿐이다.


3. 사회적 공헌


이명희 회장이 신세계 그룹을 만든 후 사세가 급격히 확장되었음은 이미 살펴본 바 있다. 한 사업가의 공헌은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될 필요가 있다. 사세의 확장도 분명 하나의 단면이다. 무엇보다 이를 통해 고용이 창출되고 이로 인해 몇 십만의 가족이 생계를 유지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세를 확장시킨 사업가들을 모두 존경받는 기업가라 할 수 있을까? 필자는 존경받는 사업가가 되기 위해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생각한다. 기업의 발전이 사세의 확장만으로 그치다면 이는 개인의 치부(致富)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존경받는 기업가의 조건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판단은 사람마다 다를 것 이다. 필자의 경우는 사회에 미친 공헌이라 생각한다. 기업의 사회적 공헌은 여러 측면에서 발생한다. 납품기업에 대한 소위 '갑질’을 하지 않는 것, 불우한 가족들을 돕는 것, 빈곤층 자녀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 등도 분명 기업의 사회적 공헌 범주에 속한다. 그러나 필자는 이 보다는 국민의 삶의 질을 얼마나 높였는가가 보다 본질적인 사회적 공헌이라 생각 한다. 왜냐하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야말로 한 사회의 진정한 발전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도 이 회장은 충분히 존경받는 기업인의 자격을 갖추었다 생각한다. 필자가 1987년 미국 유학을 갔을 때 미국은 정말 선진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어떤 지역을 가더라도 깨끗한 쇼핑물이 있었던 것을 보고나서였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서울 정도만 대형 백화점이 있었고 대부분의 지방 소도시에는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쇼핑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쾌적하고 깨끗한 공간에서 유유자적하게 쇼핑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부자들만이 누리는 일종의 특권 같은 것이었다. 어디에 살던 쾌적한 공간에서 쇼핑하고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었던 미국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신세계 백화점을 제외하고 현재 이마트는 전국에 150개가 운영되고 있다. 물론 아주 작은 소도시까지는 점포가 개설되지 않고 있지만 인구가 도시에 편중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인구의 상당부분이 이마트를 이용하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필자는 이 명희회장이 우리의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부분은 바로 어디에 살든 쾌적하고 위생적인 공간에서 쇼핑하고 문화를 즐길 수 있게 한 것, 이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마트는 단순히 먹거리만을 위생적인 공간에서 판매케하는 곳이 아니라 세탁소, 약국, 복사, 팩스, 외식 등이 모두 가능한 생활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공간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외에도 우리 삶의 질에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 중 하나가, PB상품의 도입이다. 1996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이플러스(E-plus)우유’를 PB 상품으로 국내에 처음 도입하였다. PB상품은 여러 측면에서 서민들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데 크게 보면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기획, 개발한 뒤 제조업체에게 생산을 맡기기 때문에 마트입점 수수료ㅡ 마케팅비용, 광고 및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양질의 제품을 NB(National brand)보다 20-50% 싼 값에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자체 제작하기 때문에 NB 상품보다는 소비자 요구에 보다 적합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싼 값에 소비자 기호에게 맞는 제품을 공급해줄 있다면 이것만큼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또 있을까 싶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경제학적으로 보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이마트의 확장으로 재래시장과 소규모 상가가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대형 할인마트의 확장이 자제되어야 함을 주장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대형 할인마트가 들어설 경우 소규모 상가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가 차원에서 크게 보면 대형 할인점의 확장으로 창조적 파괴가 이루어져 국민의 삶의 질은 분명 올라가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대형 할인점의 확대는 아직까지 '제살깍기’ 경쟁이 아니라 확장성을 동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진국과는 분명 다른 측면도 있다. 


세계 유명 도시에 가면 그 나라를 대표하는 유명 백화점이 있고 이들 나라 국민들은 이를 자랑스럽게 여긴다. 선진국 반열에 들어선 우리의 경우도 국력에 맞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여러 백화점들을 가지고 있다. 사실 한국 최초의 백화점인 신세계백화점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우리나라 백화점은 유통업이라기보다 여러 경영주들에게 매장을 임대하는 부동산업에 가까웠다. 유통 불보지였던 우리의 유통산업을 세계 수준으로 높인 것 또한 이 명희 회장이 우리 사회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파트 가격은 무엇에 의해 결정될까? 조금은 생뚱맞은 질문이다. 필자에게  묻는다면 경제학자의 시각에서 그 아파트가 갖고 있는 특성 예컨대 학군이 어떤지, 남향이지, 몇 평인 지 등에 의해 아파트 가격은 결정된다고 답할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이와 같이 그 재화가 가지고 있는 속성들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는 이론을 소위 '헤도닉가격’모형이라 한다. 최근 부동산 전문가들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다. 이마트가 있는지 있다면 규모가 어떤 지에 따라 아파트 가격과 분양율이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경제학적으로 본다면 이마트의 존재여부 및 규모가 아파트의 속성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만큼 이마트가 우리 실생활에 미친 영향을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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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팔린 상품에 대한 정보를 판매시점에서 즉시 기록함으로써 판매정보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체계로 점포판매시스템이라고도 한다. 매장의 주문처리시스템과 관리자의 메인 컴퓨터를 온라인으로 연결하여 판매시점의 저오를 실시간으로 통합, 분석, 평가하여 미래의 고객대응능력을 배가시키기 위한 종합적인 판매관리시스템이다.

 2) 신세계그룹은 그 당시 프라이스클럽과 기술 제휴하여 프라이스클럽을 열었다. IMF 위기로 부채비율이 높아지자 운영권을 프라이스 클럽에 넘겼다. 이후 프라이스 클럽은 미국 코스트코 클럽에 합병되어 지금은 코스트코 클럽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금의 양평점, 대구, 대전점이 이에 해당된다.


김 홍 균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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