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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권력과 경제번영

박성준 | 2015-08-25 | 조회수: 3,874
도서명지배권력과 경제번영
저 자맨슈어 올슨 저, 최광 역
출판사나남 (2010.09)
추천인박성준


서평


보통 사회학자들이나 문화평론가들. 혹은 일반 시민들이 사회적 현상으로서 '격차’의 문제를 말할 때는 개인간의 빈부격차에 대한 내용일 때가 많다. 비록 개인간의 격차 만큼 '핫 이슈’는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게 말들이 많은 주제가 바로 '국가간의 격차’이다. 국가의 경제력의 정도에 따라 그 국가에서 태어났을 때의 평균적인 소득이나 복지수준 혹은 문명의 발전정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도대체 어떻게 하면 소위 말하는 '잘사는’ 국가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답을 내리려고 하였다. 대표적으로 국가간의 내재된 자원의 차이가 경제력 차이의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주장, 기후환경이나 지반구조 등의 자연환경의 특성에 의해 이런 조건이 열악한 나라에서는 경제 발전이 어렵다는 주장, 국가별 정권의 부패정도에 따라 부패가 심한 국가에서는 경제적 번영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하다. 장 지글러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에서 말했듯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자유무역이 확대됨에 따라 생기는, 개발도상국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경제 개방으로 인해 불평등이 심화된다는 주장, 심지어 어떤 문화평론가는 인종간에도 지능 편차가 있으며 이러한 지능의 차이가 경제력의 차이로 이어진다는 민감한 발언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렇게 다양한 국가간의 격차의 원인에 관한 주장들은 모두 현상을 명쾌하게 설명해주는 직접적인 요인이 아니라 부수적인 요인일 뿐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직접적이라기에는 반론할 수 있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내재된 자원이 직접적인 영향이라기엔 한국으로 대표되는 우수한 인적자원만으로 경제번영을 이룩한 나라들이 많다. 기후환경이 요인이라면 중동의 국가들이 반론으로 제시될 수 있다. 부패정도에 따른 차이는 그것은 경제적 차이로 인한 결과이지 원인은 아니라는,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또한 자유무역의 폐해는 오히려 자유무역이 확대됨에 따라 개발도상국들도 혜택을 보는 사례들이 무수히 많기 때문에, 또한 세계 지니계수는 세계화가 진행되고 시장이 개방됨에따라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객관적인 사실로 반론할 수 있다. 인종간의 지능차이는 학문적인 중론이 아니며 경제 선진국들을 구성하고 있는 인종이 다양하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힘들다.


그렇다면 국가간 경제력 차이의 보다 더 본질적인 접근을 해야하지 않을까. 故 맨슈어 올슨 전 메릴랜드 대학 교수의 생애 마지막 저서 <지배권력과 경제번영>은 그러한 접근을 시도한다. 바로 국가의 정치체제와 그 체제를 지배하고 있는 지배권력의 특성에 따라 경제적 번영정도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어떻게보면 이전까지는 개별적으로 논의되던 두 분야 즉, 정치학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는 '지배권력’과 경제학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경제번영’을 통합하여 논의하고 있다. 이는 언제나 독창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즐겼고 올슨 교수의 학구적인 성향으로 인해 가능했을 것이다.


이 책의 본문에 따르면 올슨 교수는 경제적 번영의 조건으로 두 요소를 지적한다. 첫째로는 안전하고 잘 정의된 사유재산권을 확립하고 그러한 사유재산권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종류의 계약과 거래들을 무사공평하게 집행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배 권력의 약탈의 부재이다. 즉, 지배권력의 힘을 과도한 세금 등의 사적 부문을 축소시키는 곳에 쓰는 것이 아니라 사적 부문이 원할이 작동할 수 있는 곳에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올슨 교수가 방대한 자료들을 통해 여러 나라들을 분석한 결과 얻어진 결론은 결국 이 두 요소를 잘 집행하는 국가의 경제가 번영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방향으로 올바른 경제번영을 추구하는 정부를 '시장 확장적 정부(market augmenting government)’라고 명명하였다.


올슨 교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시시콜콜한 주장 즉, 사회주의적 국가보다 자유시장이 존재하는 시장경제체제의 국가들이 더욱 경제가 번영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이에 더 나아가서 여태까지 많은 사람들이 선진국들이 시장경제를 통해 경제적 번영을 이룩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였지만 시장경제를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가난한 나라들에 대해서는 그 인과관계를 규명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리고 어떤 방식의 시장을 구축해야 경제가 번영하는지 비교정치학적 관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올슨 교수는 이러한 자신의 이론을 뒷받침 하기 위해 역사적으로 변모해온 여러 정치체제, 이를테면 독재정, 군주정, 민주정 등의 역사에서부터 소련식 전체주의 체제가 붕괴 후 체제전환 시기의 근·현대 정치체제에 관한 분석까지를 섭렵하며 지배계급과 경제적 번영과의 상관관계를 세밀히 검토하였다. 이에 따라 정부가 정책의 운영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하여 자신의 이론이 얼마나 적합한지를 논리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 책은 국가간의 격차에 관해 많은 의구심을 갖고있는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 이 나라를 이끌고 있는 관료들에게 큰 깨달음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에 따라 대한민국에 올바른 '지배권력’이 행사되고 막대한 '경제번영’을 이룩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목차


제1장 지배권력의 논리
1. 범죄자에의 비유
2. 정주형 도적
3. 역사적 기록
4. 전제군주와 민주주의 다수결의 비교
5. 매우 넓고 큰 이해관계의 다수파
6. 다른 고려사항


제2장 시간, 소득 그리고 개인적 권리
1. 왕이여 오래 사소서
2. 도적질은 어떻게 끝나나
3. 민주주의의 자생적 등장
4. 대의정부에 의한 재산권 및 계약권의 확립
5. 영구적 민주주의와 영구적 재산권 및 계약권


제3장 코즈적 계약, 거래비용 그리고 무정부
1. 서로 유리한 거래의 시작
2. 거래비용
3. 시장실패
4. 코즈정리
5. 코즈이론의 일반화
6. 무정부
7. 추가적 이론


제4장 합리적 개인과 불합리한 사회
1. 소규모 집단과 자발적 집단행동
2. 전략적 상호작용
3. 흔해빠진 오류
4. 거래비용이 없는 경우
5. 선택적 유인과 제재
6. 요 약


제5장 지배구조와 경제성장
1. 지배구조의 진화
2. 자유로운 조직화와 사회의 동맥경화


제6장 법 집행과 부패의 원천
1. 법을 지키려는 압력
2. 민간부문의 법 집행 압력


제7장 소련식 독재국가 이론
1. 독재적 짜내기의 한계
2. 저축과 투자를 증대시키는 몰수
3. 세금과 노동 동기유발


제8장 공산주의의 진화와 그 유산
1. 일관성 있는 계획에 필요한 정보 얻기
2. 관료적 경쟁
3. 은밀한 공모
4. 공모의 증거: 연성예산제약
5. 법 집행과 부정부패


제9장 체제전환에 대한 함의
1. 과세제도의 쇠잔과 붕괴
2. 내재적 모순
3. 남아있는 과제


제10장 경제적 번영에 필요한 시장유형
1. 시장의 상이한 유형
2. 왜 시장은 도처에 존재하는가
3. 잘못된 시장개입은 시장을 무용지물로 만드는가
4. 사회적으로 고안된 시장과 권리집약적 생산
5. 경제적 번영의 원인으로서 개인적 권리
6. 서문으로 다시 돌아와서


부 록: 올슨 교수의 생애와 학문세계최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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