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공유

군중이여, 이제 그만 개인이 되라! -당신도 군중일 수 있다-

여명 | 2017-01-12 | 조회수: 828
도서명군중행동
저 자에버릿 딘 마틴 지음, 김성균 옮김
출판사까만양 (2012)
추천인여명

 서 평 : 군중이여, 이제 그만 개인이 되라! -당신도 군중일 수 있다- 


지난 일요일 새벽,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일어난 일이다. 태극기 집회 참가가 촛불집회 참가들에게 둘러싸여 집단 린치를 당한 것이다. 50대의 피해 남성은 망치에 의한 타격으로 두부 손상 및 손가락 골절로 대치동 병원에 입원 중이다. 2016년 현대 법치 국가에서 일어났다고는 믿기지 않는, 아니 믿고 싶지 않은 사건이다.


벌써 두 달 째다. 대통령 비선 실세의 국정 농단이라는,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정국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광장이란 광장은 군중의 해방구가 된 지 오래이다. 처음에는 그저 분노한 민심이었던 광장이 이제는 '혁명’이니 '타도’니 하며 과격한 본성을 드러내고 있다, 광장에 등장하는 구호나 상징은 사람마다, 무슨 무슨 단체마다 다르지만 하나의 지향점을 갖고 있다. 보수 정권이 세우고 만들어 온 대한민국 자유민주체제 부정이다.


광장으로 몰아넣어진, 다소 쥐어 짜내진 '군중의 분노’를 이끄는 핵심 세력은 어떻게 이 광기를 만들어 낸 걸까. 그리고 군중이 집단행동에 열광하는 메커니즘은 어떻게 완성되는 걸까.


에버릿 딘 마틴은 그의 저서 『군중행동』을 통해 군중의 속성과 행동양식을 정의한다. 그리고 '어떻게 군중행동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개인이 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이 책은 '개인의 개성을 배제하고 맹목적으로 집단화된 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부류의 사람이 곧 군중’이라고 설명한다. 군중은 획일성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있으며 집단에 집착한다. 이런 속성을 갖고 있으면 군중이므로 엘리트 계층이나 지식인들도 군중이 될 수 있다. 군중은 심리학적으로 집단 최면에 걸려 있는 상태와 같다. 따라서 자신들의 선善을 위해서라면 응집된 군중의 행동이 타도의 대상이 되는 집단 혹은 개인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들은 신들의 행위의 정당성에 '도덕적 올바름’이 있다고 치면에 걸린 듯 믿고 있음으로 마치 종교적 의식을 거행하듯 잔혹함을 행사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군중행동의 주체가 단순히 이익집단, 종교집단을 넘어서서 사회 불만 계층으로 확대될 때 이른바 군중 혁명이 시도된다.


그러나 한 사회에서 불만 계층이 응집해 있다고 해서 그 불만이 늘 군중 혁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 혁명은 루이 16세의 머리를 단두대에 올려 잘라버렸지만, 그 혁명이 바로잡으려던 폐단들의 대부분은 루이 16세 이전 왕들의 재위 기간에 발생한 것들이었다.


그러면 언제 군중 혁명이 시도되는가. 혁명은 주류세력이 약해지기 시작할 때 발생한다. 군중에 의한 혁명은 기존 질서와 그 질서 안에서의 기득권자들에 반발하는 불만과 선전선동이 장기간 지속된 연후에, 그리고 우세 계층이 이 앞장서서 외치는, 혹은 잠복해 있는 물밑 선동가들을 축출하지 못 했을 때 발생한다. 물론, 명분은 도덕적 정당성이다.


마틴은 '군중이 가장 먼저 자유, 정의, 우애같이 일반적으로 공인되는 추상적인 원칙들을(마치 그런 보편적 진리들을 자신들이 발명하여 독점한다는 듯이) 선포하고 나섬으로써 자신들의 통제권을 확립하려고 든다.’ 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 군중의 속성은 위와 같은 아름다운 용어들과는 괴리가 크다. 예컨대, 군중은 '군중이 될 자유’ 만 원할 따름이다. 모든 군중은 권력을 추구할 때 자유를 요구하지만 권력을 획득한 군중들 중에서 자유를 용납하는 군중은 없다. 왜냐하면 혁명에 성공한 군중 혁명세력은 결코 도달할 수 없는 이상사회를 목표로 설정하고, 이 사회를 이룩해 나가기 위해 이른바 '자유를 위한 비자유’ 즉 '군중 독재’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러하다. "A가 되기 위해 (혹은 A라는 이상사회에 도달하기 위해) 지금은 동지들, 이렇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군중이 참을 수 없는 것은 나보다 우월하고 자유로운 개인일 뿐이다.


이들은 우월한 개인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들이 혐오하는 인간상은 타고난 천재나 영웅이다. 그래서 그런 류의 사람들은 시대가 만들어 낸 것이지, 그 지도자가 탁월해서가 아니라고 군중은 생각해버린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통념의 예를 찾자면 '민중이 잘 굴러가고 있던 역사의 수레바퀴를 박정희라는 독재자가 나타나서 멈춰 세웠다.’라는 식의 민중사학자들의 논리이다.

한편 사회심리학에 따르면 '군중을 움직이게 하는 힘’의 기저에는 생존투쟁의 고통에 대한, 사회적 열등감에 대한, 문명이 억압한 욕망들에 대한 '보상감’ 이 있다. 그리고 마틴은 이 힘이란 것이 사실은 괴로운 현실을 피하는 상상의 도피처이고 방어기제라고 설명한다. 군중은 위에서 언급한 '도덕적 가치들’로 자신들을 '신격화’하는데, 지배 군중(군중을 억압하고 있다고 군중들이 믿고 있는 대상)에 대항하여 싸우는 새로운 군중에게 이와 같은 '집단 최면 의식’은 '감격’과 '위안’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류는 군중에 의한 혁명으로 진보해오지 않았다. 종교 개혁도, 프랑스 혁명도 군중 혁명에 불과하다. 자유, 지식, 윤리 가치들, 예술이나 과학, 인간존중심, 입법이 진보하는 곳에서는 독창적이고 고독한 개인들의 노력이 있었다. 종교 개혁은 '결혼하고 싶던 신자 군중 세력’의 혁명이었다. 프랑스 혁명은 이전의 전제 왕조의 착취와 별번 다를 것 없는 브르주아 계층의 지배를 위한 수단이었다.


웃기는 점은 군중 혁명을 주도하는 선동 세력이다. 이들은 군중의 양 떼 같은 속성을 잘 알기에, 이전에 본인들이 타도한 세력과 같은 착취를 그 군중에게 일삼으면서도 그들 민중의 편은 자신들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군중 논리, 군중 행동, 군중 혁명, 군중 독재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에 함몰되지 않을 수 있을까? 그것은 각 개인이 자신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유교적 표현으로 하면 충忠이다. 에거릿 딘 마틴은 그 방법론으로 가장 크게 '현실에 발을 디디고 서는 것’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현실에 발을 디디고 살며 자신을 바로 세우는 일은 내공이 필요하다. 그래서 마틴은 조금은 나이브한 해결 방법일지 몰라도 인문학 공부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플라톤이나 칸트 헤겔류의 형이상학자들, 즉 현세는 진짜 세상이 아니며 내세에 진짜 세계가 펼쳐져 있다는 학자들의 철학이 아닌 실존의 철학을 추천한다. 이를테면 소크라테스, 피타고라스, 아벨라르, 몽테뉴, 괴테, 버틀러 등은 용감한 자아·현실 분석을 통해 지식을 탐구한 철학자들이다.


로마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도, 혁명을 통해 권력을 쥔 군중은 이전의 권력자들과 똑같이 행동하다가 또 다른 군중에게 권좌를 내어주고는 했다. 2016년의 대한민국은 광장식 전체주의가 횡행하고 있다. 옳고 그림의 구분보다는 우리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포퓰리스트들이 광장의 영웅으로 군림하고 있다. 우리 국민 개개인이 자신을 바로 세우는 힘이 필요하다. 이 책이 현실과 나, 그리고 우리의 현실을 바로 볼 수 있는 힘이 되기를 바라며 추천드린다.



 목차 

저자소개
서문


제1장 군중과 현대사회문제
제2장 군중의 형성과정
제3장 군중과 무의식
제4장 군중의 이기심
제5장 군중을 만드는 증오심
제6장 군중심리의 절대주의
제7장 혁명군중의 심리
제8장 혁명결과들: 반동적 군중독재
제9장 군중자유와 군중지배
제10장. 군중사고방식을 치유할 수 있는 인문주의 교육


페이스북 댓글 달기

• 전체 : 484 건 ( 1/41 쪽)

1 2 3 4 5 6 7 8 9 10 다음

검색 검색초기화